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을 그린워싱 즉 위장환경주의라 한다. 기업들은 경제적 이윤을 목적으로 친환경 경영과는 거리가 있지만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것처럼 허위, 과장해 상품을 광고하거나 홍보하는 것이다. 여러 유형이 있다. 친환경적이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인데 우리는 좀 더 현명해져야 한다.
기업들의 녹색 거짓말
한때 캡슐로 만들어진 커피를 마시는 게 유행이었다. 외국 여행 가서 사 왔다느니 백화점에서 샀다느니 했던 기억이 있다. 꽤 비싼 커피였다. 알루미늄 캡슐에 들어있다고 해서 왜 그렇게 만들었지 하고 생각했었다. 네스프레소 커피였다. 조지클루니와 커피 재배 농부가 서로 끌어안는 장면을 광고에 보여주어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그러나 캡슐로 인한 알루미늄 쓰레기가 매년 최소 8,000톤이나 나오고 그로 인한 환경오염, 막대한 전기소모 등으로 환경에 치명적이다. 알루미늄 재활용에 대해서도 말로만 하지 실행여부는 알 수가 없다. 석유 채굴기업들은 자신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아니라 찬환경적인 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한다고 한다.
기업들은 녹색과 친환경적인 이미지로 광고를 하는데 광고일 뿐이다. 오히려 석유생산을 늘렸다. 패션 브랜드 G스타는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을 건져 옷을 만든다고 선전한다. 아디다스도 바다에서 건진 플라스틱으로 운동화를 만드는 프로젝트로 유엔의 축복까지 받고 많은 혜택을 누렸다.
요즈음은 무슨 박람회 같은 행사장에 가면 친환경 코너에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는 티셔츠가 있다. 그걸 사 입으면 내가 환경보호에 일조를 할 것 같아 관심을 갖는다. 그런데 가격이 상당히 비싸서 사 입은 적은 없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을 구매하면 할수록 바다를 살릴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 않다. 폐플라스틱으로 옷을 만들려면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바다를 더 오염시킬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사례는 아우디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다. 당시 폭스바겐은 아우디 디젤 차량에 친환경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유럽의 배출가스 기준과 같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인증시험 모드에서만 유해 물질을 적게 배출하고 실제 주행에서는 다량 배출하도록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우디폭스바겐에 373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요즘은 친환경 가방으로 에코백이 유행이다. 그렇지만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비닐봉지가 에코백보다 친환경적이다. 에코백의 소재인 면을 생산하고 가공하는데 더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비닐의 종류에 따라 달라서 에코백을 131번에서 7,100번을 더 사용해야 에코백은 친환경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 기업이 매 시즌 새로운 에코백을 판매하면서 친환경이라 주장하는 건 그린워싱이다.
숨겨진 모순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 불리며 중요한 가치들이 파괴되고 기업과 정부는 환경을 위하고 사람을 위하는 것처럼 위장하며 돈을 벌기에만 급급하다. 예전에 비해 경제력이 성장하면서 세계적으로 고기 소비량이 늘고 있다
가축을 키우고 가축이 먹는 사료인 콩과 옥수수를 키우기 위해 많은 숲이 파괴되고 사람들의 삶도 위협을 당한다. 돈은 빨리 벌기 위해 소를 작은 곳에 가두고 사료에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을 투여한다. 그러면서 소를 빨리 키워 탄소 배출을 줄이고, 가둬 키워 땅을 덜 차지한다고 친환경적이라고 한다.
아마존은 2030년까지 배송물량의 절반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울을 제로 수준으로 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친환경을 내세우면서도 프랑스 아마존에서만 지난해 재고품 300만 개를 파기했다. 아마존 창고에 제품을 보관하는 수수료는 일 세 제곱미터당 26유로에서 6개월 후는 500유로, 1년 후 1000유로로 급증한다. 보관하면서 판매하는 것보다 파기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말이다. 비슷한 관행은 독일과, 영국, 중국에서도 있었다. 파기하는 것보다 기부를 해야 할 것이다.
애플도 환경을 생각한다면 재생에너지 사용에만 공을 들일 게 아니라 수리를 용이하게 하고, 내구성을 높여 제품의 수명을 연장해야 한다. 전자기기 수리 용이성을 분석하는 아이픽스잇의 조사결과를 보면 에어팟 2는 수리 용이성에서 0점을 받았다. 에어팟 2는 장치에 손상을 주지 않고는 내부 부품에 접근할 수 없고 배터리 교체도 불가능해 제품을 소모품 일회용품으로 만든다는 말을 들었다.
그린워싱 사례 중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이 상충 효과 감추기다. 친환경으로 알려진 아이템이나 소재를 사용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지만 전체적으로 따져 보면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에코백의 본래 취지는 친환경이 맞다. 2007년 영국의 패션디자이너 안야 힌드마치가 환경단체와 함께 에코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에코백에는 '나는 플라스틱 가방이 아니야'라는 문구가 있어 일상에서 한번 쓰고 버려지는 비닐봉지의 대체품임을 분명히 했다.
이 캠페인은 영국에서 에코백 열풍을 일으켰고 실제로 영국의 비닐봉지 사용량이 줄어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에코백이 전 세계로 퍼져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이이템 중 하나가 되고, 각종 굿즈의 기념품의 필수 품목이 되면서 친환경과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에코백이 만들어지고 버려지면서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기업이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시키고 재활용 등의 일부 과정만을 부각해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기도 한다.
우리의 할 일
친환경 위장제품은 환경을 저해하고 친환경 시장을 왜곡시키게 된다. 또한 친한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하고 사회, 경제적으로도 많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친환경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내 건강도 지키고, 지구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착한 소비, 바람직한 소비를 했다는 만족도 얻는다. 소비자들의 이런 경향에 따라 친환경 제품 시장은 점점 커지고 기업들은 이를 이용하여 무조건 친환경처럼 보이려고 홍보한다. 그러나 기업에서는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그린워싱 판단에 참고할 수 있는 지표는 정부에서 부여한 각종 친환경 표지다. 생산, 소비, 폐기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적게 일으키거나 자원이 절약되는 제품에 부여하는 건 친환경 마크다. 제품의 원료 채취, 생산, 유통, 사용 폐기의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하여 인증하는 제도로 환경성적표지 마크, 에너지 효율이 높고 대기전력저감성능이 우수한 제품 및 에너지 절약에 노력하는 사업장에 부여하는 에너지 절약 마크,
재활용 제품의 품질, 환경친화성 등을 점검해 우수한 재활용 제품에 부여하는 GR마크, 미세먼지 저감, 기후 변화 관련 기술 등 친환경 기술과 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생산한 기업에 부여하는 녹색 인증,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과 유기농산물만 급여해 생산한 축산물에 부여하는 유기농 마크, 농약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량의 3분의 1 이내 사용한 농산물에 부여하는 무농약 마크, 항생제 합성항균제, 호르몬제가 첨가되지 않은 사료를 급여하면서 인증기준을 지며 생산한 축산물에 부여하는 무항생제 마크가 있다.
이런 표지를 알고 있으면 그린워싱에 많이 속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환경을 살리려면 옷과 플라스틱을 적게 생산해야 한다. 아껴 쓰고 최소한의 소비를 해야 한다. 이것이 친환경 제품을 쓰는 것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다. 환경을 위한 삶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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