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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 열정 광기 정의와 자유

by 현명한도미니카 2025.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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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서울에서만 멀다.

대전 아래 모든 도시는 서울보다 대전이

가까운 법이다.

 

<나의 돈키호테>는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이제는 사라진 비디오 가게에서 비디오테이프

되감기를 작동시키면 그 시절 우리가 함께 이야기하고

여행했던 것들이 소환된다.

 

돈아저씨의 <돈키호테>필사노트, 나의 만화책,

새롬의 로맨스 소설, 성민의 영화, 대준의 떡볶이,

한빈의 포켓몬 세트가 눈에 선하다.

 

되감기가 끝나면 우리는 떠나야 한다.

로시난테 할아버지의 다마스를 타고 다시 어딘가로

함께 모험을 떠나야 한다. 마치 돈키호테와 산초처럼..

 

라만차 대전에서 시작해 바로셀로나 부산까지

그리고 또 계속되는 여정으로.

<나의 돈키호테>가 당신의 추억 속 비디오를 재생할 것이다.

 

-줄거리-

 

진솔이 프로덕션에서 아이텡을 다 빼앗기고 회사에서

쫒겨나 고향인 대전으로 돌아오게 되어요..

무언가를 찾기 위해 15년전 추억의 거리를 거닐다

어린 시절 힐링 공간이었던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가

있던 곳을 찾게 되는 데 카페로 변한 그 곳에서 

비디오 가에 주인이었던 돈아저씨의 아들 한빈을

만나게 되고, 아저씨의 행방이 묘연하고 

비디오가게가 그대로 지하에 옮겨져 있다는 얘기를 듣고

돈아저씨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자기의 피디 역량을 살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어요.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에서 산초 역할을 한 진솔,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 돈아저씨, 라만차클럽의

대원들(진솔, 한빈, 대준, 새롬, 성민)도, 모두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에서 각자 자신이 기댈 것들에 열중하며

가장 외롭고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돈아저씨를 찾기 위해 조그마한 실마리라도 있으면

열심히 뛰어다닌 덕분에 조금씩 진척이 있으면서

유튜브 구독자가 늘고 수입도 느는 가운데, 

진정성을 알아본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면서 

마지막 돈아저씨를 찾아 제주도에서 만나는 장면을

클라이막스로 촬영하러 계획하고 출발했는데

돈아저씨를 만난 뒤 방송국에서 선수를 쳤다는 것을 

알게 되어요.

예전처럼 방송에 아이템을 홀랑 빼앗기게 되어

엄청난 실의에 빠지게 되죠.

 

어찌할 수 없는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진솔에게

그의 팬인 아미고들이 엄청난 실력으로 진솔에게서

아이템을 빼앗아 간 방송국의 만행에 대해 밝혀내고

진솔의 다시 용기를 얻어 유튜브를 하게 되는데

여러가지 실험과 실패 끝에 자기에게 맞는 아이템을

찾게 되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따뜻해져요.

 

자기 마음 속 돈키호테인 돈아저씨를 찾는 가운데

점점 돈키호테가 아니라 산초가 되어가는 아저씨를

만나게 되어 많이 실망을 하지만

돈아저씨도 자기가  돈키호테인 줄 알았는데

자기는 산초가 맞는 거 같다고 해요.

 

각자 자기의 삶에서 돈키호테는 자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곁에 있는 친구들이 산초도 되어 주고, 로시난테, 

둘레시아, 목동들과 여관주인이 되어주는 게 아닐까

내가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런 역할들을 하고,

또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후반부에 제주도에서 자기를 만나는 장면을 

다른 방송에서 찍게 해서 미안한 마음이 가득한

돈아저씨가 돈키호테 작가, 세르판테스가 태어난

도시 알칼라 데 에나레스로 진솔을 비롯한 대전

라만차클럽 회원들을 초대해 그곳에서 마지막 모험과

우정의 행진을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모두 한복을

입고 각자 맡은 분장을 한 모습을 생각하면

참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했구나하고 느꼈어요.

진솔은 돈키호테를 상징하는 투구와 창를 들고서...

 

세르반테스가 갇혔던 감옥 건믈을 찾은 

돈아저씨와 진솔, 아저씨는 용기를 잃어 산초가 

되었었는데 다시 용기를 찾아 소설을 쓰겠다고 

선언한다.

 

"<돈키호테>가 잉태된 이곳, 세르반테스가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절을 보낸 이곳이 내게 용기를 -

돈키호테의 열정, 어쩌면 광기, 그러니까 싸울 수

있다는 용기, 정의와 자유를 위해 거악에 맞서는

선함 힘이라는 용기. 그리고 실행..."

 

어쩌면 열정과 용기는 고통스러움 속에서야

생기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몇 해 전 어떤 방송에서

'바타나리아- 자유 공화국'이라는 간판을 걸고

제주도 어느 산 중턱 넓은 공간에 속세를 떠나

찾아오는 여행객들에게 차도 나누어 주고 하는

갈색 옷을 입은 중년남성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는데

-그것을 모티브로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어서 아쉽다.

분명히 잘못 본게 아니었는데...

 

김호연 작가는 길고 복잡한 <돈키호테>의 여정을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는 방법으로 참 쉽게

표현하는 정말 특별한 재주를 가졌구나 생각해 본다.

쉽게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따뜻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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