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19 비상사태 3년4개월 만에 해제
코로나19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렸던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가 3년 4개월 만에 풀린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에 대응해온 세계 각국의 방역 조치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PHEIC를 해제하자는 국제 긴급 보건규약 위원회의 의견에 동의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특정한 질병의 유행이 PHEIC로 결정되면 이를 억제할 수 있도록 WHO가 각종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다.
국제 긴급 보건규약 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코로나19에 대한 PHEIC를 더 유지할지, 해제할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검토했다.
이날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위원회의 해제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2020년 1월 내려졌던 코로나19에 대한 PHEIC가 3년 4개월 만에 종료됐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이번 결정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사망자와 중환자실 입원환자 등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면역력을 가진 인구가 높은 수준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자는 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변이를 일으키며 진화할 잠재적 가능성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이제는 코로나19를 장기적 관리 체제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위원회는 조언했고 이에 동의한다"고 부연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이제 코로나19는 PHEIC를 구성하지 않는 지속적인 보건 문제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WHO가 이번 결정을 내리기 위해 소집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인체에 미치는 위험도가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WHO는 "면역을 가진 인구가 많은 점, 이전에 유행했던 현재 유행 중인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특성, 임상 관리가 개선되고 있는 점 등 우리는 인체 건강에 대한 코로나19의 위험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현재 유행하고 있는 변이가 감염자의 중증도 증가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WHO의 결정에는 작년 말 중국발 방역규제 완화로 한때 급증 추세를 보였던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최근 들어 현저히 줄어든 점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된 것으로보인다.
4주 단위로 묶은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작년 말 1만명대였지만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11만4000명까지 치솟았다.
그러다가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3만9000명까지 내려왔고, 3월 말 기준으로는 2만4000명, 그리고 지난달(3월 27일부터 4월23일까지)에는 다시 1만6000명까지 줄어들었다.
코로나19에 대한 PHEIC가 해제되면서 WHO가 같은 수준의 보건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질병은 엠폭스와 소아마비 등 2가지만 남았다.
WHO는 엠폭스에 대한 PHEIC를 유지할지를 놓고도 이달 내에 전문가 회의를 열 예정이다.
김민지 기자 minji@segye.com
우리나라
질병청 "국내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 신속히 확정할 것"
WHO 비상사태 해제 등 검토해 결정…이달 중 격리 축소 전망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전환 로드맵을 발표한 3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 검사센터 앞에 한 시민이 앉아 있다.
일상회복을 위해 3단계로 나눠 방역과 의료 대응 수위를 조절할 예정이며 이르면 5월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낮아지고 격리 기간도 7일에서 5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3년 4개월 만에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함에 따라 한국 방역당국도 국내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을 곧 확정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6일 보도참고자료에서 "WHO 긴급위원회 결과 및 국내외 유행 현황, 국내 방역·의료대응 역량, 주요국 정책 동향 등을 종합 검토한 후 전문가 자문과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 조정 방안을 신속히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HO는 코로나19 국제보건규칙 긴급위원회 결정을 수용해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 선포를 해제한다고 5일 밝혔다. 2020년 1월 30일 선포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WHO 긴급위원회는 ▲ 변이 심각성이 낮고 확진자 발생이 감소하는 점 ▲ 전 세계적인 유행이 지속되더라도 예상치 못한 위험을 초래하지는 않는 점 ▲ 의료체계 회복탄력성 증가로 코로나19 환자 대응 및 기타 의료서비스 유지가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3월 말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WHO의 비상사태 해제 결정 이후 위기평가회의 등을 거쳐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는 것을 포함한 1단계 조치 계획을 5월 중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1단계 조정이 이뤄지면 확진자 격리 기간은 7일에서 5일로 줄어들고, 임시선별검사소의 운영과 범정부 차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응도 종료되며, 신규 확진자 숫자 등 통계는 주간 단위로 발표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된 2022년. 경기도 안성팜랜드 호밀밭에 새긴 '굿바이 코로나' 문
이후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돼 의료기관 등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나 격리 의무가 완전히 해제되는 2단계 조치와 완전한 일상회복을 의미하는 3단계 조치가 순차적으로 뒤따르게 된다.
정부는 2단계는 7월께, 3단계는 내년 이후로 예상한 바 있다.
WHO는 비상사태 해제 결정을 발표하면서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며 효과적인 위기 대응을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WHO는 코로나19 백신을 독감 등 접종 프로그램에 통합하고 다양한 호흡기 병원체 감시를 통합하는 것을 포함한 임시 권고안을 회원국에 제시했다.
긴급위원회 위원으로 이번 결정 과정에 참여한 지 청장도 "WHO가 공중보건위기상황을 해제하더라도 새로운 변이 발생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확진자, 사망자 등 통계와 예방접종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변이주 및 유전체 정보 국제 공유를 가장 모범적으로 수행해온 나라"라며 "향후에도 연구개발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미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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