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나노위성 편대비행…도요샛 어떤 역할하나
교신 유지한 채 정상적으로 임무 완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
25일 발사한 누리호에 있던 위성 8기는 오후 6시37~39분께 발사체에 분리된 동시에 초기 교신 확인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이날 오후 7시 기준 큐브위성 1기가 정상적으로 사출됐는지 확인되지 않아 관련 연구진이 추가 확인에 나서고 있다. 위성을 개발한 각 연구기관과 민간 기업이 위성과의 교신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각 위성은 앞으로 6개월에서 2년간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한 누리호에는 주 탑재위성 '차세대 소형위성 2호'(차소위성 2호) 1기와 부 탑재위성으로 큐브위성 7기가 실렸다.
이 중 차소위성 2호는 오후 7시7분께 남극 세종기지에서 '비콘 신호'가 수신된 게 확인됐다. 비콘 신호는 위성에서 주기적으로 지상에 보내는 고유 식별 번호를 말한다. 과기정통부는 26일 오전 5시5분부터 오후 7시51분까지 총 4번에 걸쳐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 지상국과의 양방향 교신을 통해 위성 상태를 세부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차소위성 2호', X-대역 영상레이다 기술 통한 지구 관측 영상 획득이 핵심 임무
각 위성은 어떤 임무를 수행할까.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주관해 개발한 차소위성 2호는 영상레이다(SAR)를 비롯한 중점기술 국산화, 우주과학 연구, 위성핵심기술의 우주검증 등의 임무를 추진한다.
임무 수행을 위해 차소위성 2호에는 중점기술탑재체인 'X-대역 영상레이다', 과학임무탑재체인 '우주방사선 관측기', 위성핵심기술검증탑재체 4종이 실렸다.
X-대역 영상레이다는 악천후에도 주야간 지상 관측을 가능하게 해준다. 일반적인 광학 카메라는 가시광선 영역에서 영상을 얻기 때문에 구름이나 어둠의 영향을 받으면 관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 위성은 마이크로파를 지상으로 쏘고 지상에서 반사돼 되돌아온 신호를 기반으로 지형지물을 인식하는 SAR 기술로 지구 관측 레이다 영상을 얻기 때문에 악천후에도 임무 수행에 큰 문제가 없다.
이 레이다는 해상도 5m에 관측폭 28~40㎞, 관측각 20~35도 수준이다. 가시광선을 활용한 광학카메라의 영상과 비교해도 큰 차이 없이 지형지물을 구분해 낼 수 있다는 게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차소위성 2호는 근지구 궤도(상공 550㎞)에서 중성자와 하전입자에 대한 우주방사선을 정밀 측정해 우주 방사선량 지도를 작성하는 임무를 맡는다. 이를 기반으로 태양활동 상승 주기의 우주방사선 변화와 우주환경 영향, 근지구 궤도의 중성자 가중치 등을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차소위성 2호가 2년 이상에 달하는 임무 기간에 태양 빛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SAR 탑재체는 기술 특성상 전력을 많이 소비해야 한다. 이에 기체를 태양에 상시 노출시켜 태양열로 전기를 꾸준히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누리호 3차 발사 예정 시각을 2차 발사보다 2시간가량 늦은 오후 6시24분으로 뒀던 것도 승교점(천체 궤도가 기준면과 만나는 점) 통과 지역시가 오전 6시 또는 오후 6시인 태양동기궤도에 위성이 도달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 오후 6시24분께 누리호를 발사하면 차소위성 2호가 남반구에서 승교점을 통과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최초 나노위성 편대비행에 나서는 천문연 '도요샛'
차소위성 2호와 함께 누리호에 실린 부 탑재위성 7기는 정부 공모로 선정된 위성들이다. 정부는 이번 발사를 국내 위성 산업의 성장 기회로 삼는다는 목표로 두고 가장 현실성 있고 공적 목적이 강한 위성들을 실었다.
이렇게 실린 부 탑재위성은 한국천문연구원의 '도요샛' 4기와 민간 우주업체 루미르의 'LUMIR-T1', 져스텍의 'JAC', 카이로스페이스의 'KSAT3U' 등이다.
천문연의 도요샛 4기는 누리호에 실린 위성 8기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발사체에서 사출됐다. 이륙 후 863초(14분 23초) 지난 오후 6시38분부터 1호기 분리가 시작됐으며 20초 간격으로 4호기까지 분리를 마쳤다. 이들 위성은 현재 대전에 있는 지상국과 교신을 시도하고 있으며 앞으로 약 12시간에 걸쳐 에티오피아, 유럽 지상국과 교신을 시도해 임무 수행 가능 결과를 확인하게 된다.
도요샛의 가장 큰 특징은 4기의 나노 위성들이 '편대 비행'을 한다는 점이다. 첫 3개월간 이들 위성은 남북 방향으로 일렬종대로 비행해 우주 날씨의 시간적 변화를 관측하게 된다. 이 기간에는 속도 차이로 2000㎞까지 벌어졌던 위성 간 거리가 10㎞ 이내로 줄어든다.
종대 비행 이후에는 또 3개월간 위성군이 동서 방향 횡대 비행으로 우주 날씨의 공간적 변화를 관측할 예정이다. 이때는 10㎞로 줄었던 위성 간 거리가 다시 400㎞까지 벌어진다. 천문연에 따르면 이 같은 편대 비행을 나노 위성급에서 시도하는 건 전 세계에서 도요샛이 처음이다.
아울러 도요샛은 입자 검출기로 1초 이하의 짧은 시간에 깜빡이는 오로라를 발생시키는 고에너지 전자를 관측하고 위성통신 및 GPS 신호를 교란할 수 있는 전리권 플라스마 버블을 관측하는 업무도 수행할 계획이다.
천문연에 따르면 도요샛 예상 수명은 약 1년이다. 하지만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은 "단 6개월만 잘 운영돼도 저희가 목표한 모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간 큐브위성 3기도 우주로…통신 교신 유지가 관건
도요샛과 함께 실린 민간 우주기업들의 큐브위성도 각자의 우주 환경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루미르가 개발한 큐브위성 'LUMIR-T1'은 우주방사능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우주방사능에 대한 오류 극복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시연할 계획이다.
져스텍이 개발한 'JAC'의 임무 목표는 지구관측 영상 활용을 위한 광학탑재체 우주 검증 영상 획득과 자세제어 시스템 우주 검증이다. 해상도 4m의 우주용 광학관측카메라 실용성을 확인하고, 자체 제작한 큐브위성 플랫폼 및 탑재컴퓨터, 자세제어를 위한 별추적기·반작용휠·자기토커, 전력계 등 플랫폼 주요 부분품이 우주 공간에서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카이로스페이스 큐브위성 'KSAT3U'는 한반도 지표면 편광데이터를 수집해 관련 연구부서·학계에 제공하는 임무를 맡는다. 또 위성 기능 고장·임무 종료 시 자동 작동해 위성이 조기 궤도이탈 후 대기권에 진입·소멸하는 기술을 우주에서 실증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위성 8기 교신 최종 성공 여부를 26일 오전 11시에 발표할 계획이다. 발사는 성공했지만 이들 위성이 우주에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이번 발사는 '반쪽짜리 성공'에 그칠 수 있다.
지난해 2차 발사 때 누리호에 실렸던 큐브위성 4기 중 3기(스텝큐브랩-2·랑데브·스누글라이트-2)는 사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통신이 두절된 바 있다. 위성을 개발한 각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은 위성과의 교신이 끊기더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명령 전송을 시도할 계획이다.
尹, 참모진과 ‘우주강국 G7’ 자축한 누리홀은 어떤 곳?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기념 참모진과 대통령실서 만찬
누리홀, 누리호 2차 발사 성공 기념하며 붙인 명칭
“어렵기 때문에 우리의 도전이 꿈이 되는 것”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3차 발사가 성공하자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 G7(주요 7개국)에 들어갔음을 선언하는 쾌거”라고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자체 제작한 위성을 자체 제작한 발사체에 탑재해 우주 궤도에 올린 나라는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누리호 발사 성공을 기념해 청사 누리홀에서 참모진과 만찬도 가졌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사실 누리홀은 지난해 6월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을 기념하며 붙인 명칭이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하면서 그 장소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3차 발사 성공 직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화상으로 연결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부터 결과 보고를 받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연구진과 기술자 여러분의 노고를 국민과 함께 치하하고 축하드린다”고 격려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발사 성공 직후 올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1962년 ‘문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달에 가는 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도전한다’고 말했다”며 “어렵기 때문에 우리의 도전이 되고 꿈이 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오늘 우리는 꿈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땀과 열정이, 그리고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이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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