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명쯤 안 보고 살아도 괜찮습니다 라는 책을 읽었는데 안 보고 살고 싶은 친구였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건이 생겼다. 이처럼 친구와 멀어지게 되는 이유를 생각해 보고 그 후에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알아본다.
충격적인 사건
지난 주말 충격적인 사건에 접하게 되었다. 중학교 시절 내가 시골에서 부산으로 전학을 함으로써 떨어지게 되었고 늘 편지로 마음을 주고받았던 내가 참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성인이 되어서 지역을 달리하며 살았어도 계속해서 왕래를 했고 몇 년 외국에 나 가살 때도 메일을 주고받으며 지냈다. 나름 관계가 돈독했고 서로가 좋아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려웠을 때도 그 애만은 외면하지 않았었는데 5년 전쯤 사소한 오해가 있었다.
서로의 생각이 조금 달랐고 다른 사람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그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 친구가 원하는 대로 해 주지 않았다. 다음에 다른 친구 경조사에서 만났을 때 그 애는 심한 말을 했다. 내가 그렇게 처리 한 것은 자기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아서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래 우리가 친구사이가 아니었구나 하고 생각하기로 했더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다. 난 우리가 원래 이런 사이었었나 하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다. 남의 장례식장에서 그런 얘길 나눈다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주말 다른 친구 딸결혼식에서 그 애를 알아보지를 못한 것이다. 의례적으로 인사를 하면서도 나는 후배인가 했고 나중에 가까운 앞쪽에 앉아 있는데도 다른 친구가 잘 아는 사람인가 보다 하다가 문득 그 앤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아는 체를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그 친구를 못 알아보았다는 게 이해가 되지가 않았다. 그 사건으로 인해 내 마음속에서 그 애를 밀어내어 버렸나? 그렇다고 그렇게 못 알아볼 수가 있단 말인가? 충격이었다.
친구와 사이가 멀어지는 이유
이 책의 저자 젠 에거는 친구와 사이가 멀어지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상대에게는 있지만 나에게는 없는 돈, 커리어, 성공, 혼인여부, 여행할 수 있는 능력 등 물질적인 혹은 유형적인 것에 기인한 질투, 다른 인간관계나 다른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한 질투, 나보다 상대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에 기인한 질투, 사람들을 쉽게 만나는 능력, 재능, 사교적이고 친화적인 성격을 가진 데 기인한 질투, 가족관계나 연인관계와 관련된 억울함, 경쟁심, 오만, 분노, 서로의 변화 등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그 친구와 소원해진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다른 형제들과 비교되었던 자신의 입장에 속이 많이 상했던 모양이었다. 처음 마음은 다른 친구들에게 부담 주고 싶지 않아서 연락도 안 했으면서 알아서 장례식장에 참석하고 화환도 보내주어 자기 입장을 떳떳하게 해 주지 않은 나에게 탓을 돌린 것 같다. 자기는 나한테 얼마나 잘했는지를 말하면서 말이다. 어떻게 네가 나에게 그럴 수 있어?
나는 내가 아는 그 친구는 다른 사람을 많이 배려하는 사람이라 부담 주고 싶지 않았다는 그 말을 믿었다. 그래서 나중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 것이다. 아니, 나의 내면에는 그 친구에게 말하지 않은 다른 섭섭함이 있었다. 어쩌면 나에게는 친구의 속상함을 헤아려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미안하다는 내 마음은 그냥 담담하다.
친구관계를 현명하게 끝내기
친구관계를 끝내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한다. 가볍거나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가까운 친구나 친한 친구관계는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당신의 친구는 당신에 대한 비밀을 알 수도 있고 친구관계가 끝날 경우 그것을 공개해서 당신에게 피해를 주거나 당황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관계를 끝내는 것이 최선이라면 결단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한다. 친구관계는 어떻게 정리하는가 아주 중요하다. 관계가 극적으로 끝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것을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친구관계가 끝난 것에 대해서 굳이 말하지 않는다. 아무도 당신이 맘먹고 관계를 끊었다는 것을 알아서는 안 된다. 관계를 끝낸 친구에 대한 험담을 하지 않는다. 당신이 그 친구와의 관계를 다른 친구들에게 하고 다닐 경우 그 친구도 그래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직접적이고 공개적인 방법으로 절교를 선언한다거나 하지 말고 바쁘다는 핑계로 친구관계를 서서히 끝낸다. 감정을 억제하고 차분한 마음을 갖는다. 지나친 말이나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친구관계의 단절로 그 친구가 가질 속상한 마음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언젠가 올지도 모르는 그 친구와의 손상된 관계를 바로잡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그 친구와의 단절을 이해받으려고 하지 마라.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그 친구는 나와의 관계가 나빠진 것이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잊지 마라.
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더라도 그 친구에 대한 험담을 하지 말라는 말은 정말 명심해야 한다. 나는 내가 그 친구와의 관계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하고 나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그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다른 친구는 그 친구와의 관계가 좋은 수도 있고 내가 생각하는 문제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를 위해서도 그 친구를 위해서도 현명해져야 한다. 몇 명쯤 안 보고 살아도 괜찮기는 하겠지만 안 보고자 하는 이유를 잘 생각해 보고 현명하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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